“천국에서 온 편지” ps 아이 러브 유

P.S. I Love You (2007)
126 min|Comedy, Drama, Romance|21 Dec 2007
7.0Rating: 7.0 / 10 from 199,538 usersMetascore: 39
A young widow discovers that her late husband has left her 10 messages intended to help ease her pain and start a new life.

만약 죽은 남편이 편지를 보내온다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게 웬 소름 끼치는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것이다. 두려워 마시라. 진짜 저승에서 죽은 남편이 편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죽은 남편이 미리 써놓은 편지가 해당 날짜에 배달되게 하는 것뿐이니. 이런 기발한 설정의 영화가 바로 이 영화가 ‘p.s – 아이 러브 유’다.

홀리(힐러리 스웽크 분)는 남편 게리(제라드 버틀러 분)와 허구한날 싸운다. 남들은 넓은 집에서 아기 낳고 알콩달콩 사는데 자신은 좁아터진 집에서 애도 못 낳고 사는 것만도 불만인데 남편은 한술 더 떠 자신에게 상의도 없이 은행 대출을 받아 리무진 렌트 회사를 차린다.

그녀 눈에 비친 그는 무신경하고 무계획적이기만 하다. 잡아먹을 만큼 싸우고 또 그만큼 화끈하게 화해를 거듭하던 게리와 홀리의 열정적인 관계는 게리가 뇌종양으로 요절하면서 끝이 난다. 의욕을 잃고 집에서 칩거하던 홀리의 서른 번째 생일날 죽은 남편으로부터 생일 케이크가 배달된다.

홀리는 죽은 남편이 슬픔에 빠져 있을 아내를 위해서 미리 편지를 써놓았다는 사실을 알고 편지가 배달되기만을 기다리며 남편의 조언에 따라 홀리는 그 동안 미뤄왔던 인생의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한다.

출연진은 대단하다. 《300》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제라드 버틀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거머쥔 힐러리 스웽크, ‘프렌즈’의 스타 리사 쿠르도(드니스), 연기와 음악 모두 백 점짜리인 해리 코닉 주니어(대니얼). 《쇼걸》, 《바운드》의 개성 강한 연기자 지나 거손(샤론). 연기의 달인 캐시 베이츠(패트리시아)까지.

이 영화의 원작은 익히 알려진 대로 아일랜드 작가 세실리아 아헌의 동명의 베스트셀러인데 영화는 과거 원작의 힘만 믿고 영화화에 나섰다가 망한 영화들의 선례들은 그대로 따라간다.

화려한 출연진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으로 원작을 할리우드 식으로 뜯어고치는 것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류의 베이브 버스터를 염두 해 뒀는지 원작의 무대였던 아일랜드를 뉴욕으로 옮겨졌고 이 과정에서 전체 이야기 구조가 뒤틀렸다.

원작의 남녀주인공은 둘 다 아일랜드인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연인이었고 게리가 뇌종양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가 숨을 거둔다. 하지만 영화에서 관객들이 접하는 것은 애들처럼 투각거리던 장면에서 어느 새 장례식장으로의 순간이동이다.

아무리 슬픈 영화 길들여져 눈물을 짜낼 준비가 될 관객이라 해도 남자주인공이 죽었다고 해서 눈물을 흘리는지 않는다. 원작에서 홀리가 어머니 패트리샤에게 열 통의 편지를 받고 매달 한 통씩 열어보는 구조인데 영화에서는 써 둔 편지가 ‘서프라이즈 파티’처럼 배달된다. 하지만 미리 언질 된 파티처럼 편지 전달 과정은 밋밋하고 홀리의 반응은 이미 풀어본 선물을 받은 것처럼 덤덤하다.

슬픔을 치유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조연들의 역할도 문제가 많다. 영화가 신파로 흐르지 않게 감초 역할을 하는 이는 홀리의 친구 데니스(리사 쿠르도 분)인데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남자를 보자마자 미래 남편감에 적합한지를 테스트를 하는 기인으로 영화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홀리에게 사랑의 화살을 날리는 바텐더 대니얼(해리 코닉 주니어 분)는 소설과 달리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로 설정돼 있는데 실제로 이런 이가 존재할까 싶을 만큼 허황된 인물이다. 집 나간 남편 때문에 평생을 가슴 아파했고 남자 문제로 딸과도 갈등을 빚는 어머니 패트리샤(캐시 베이츠)는 딸을 걱정하긴 보다는 남자의 배신 때문에 딸에게도 자신과 같은 독신 클럽을 강요하는 못된 친구 같다. (원작에서 홀리의 부모님은 전형적인 잉꼬부부로 설정돼 있다.) 이 영화의 어설픈 베이브 버스터 따라 하기의 절정은 꿈의 직업을 찾아 헤매던 홀리가 남편의 조언에 따라 구두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것이다.

감독인 리차드 라그라브네스가 직접 각색에도 참여했다. 그는 《피셔 킹》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된 적이 있으며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소공녀》, 《비러브드》, 《호스 위스퍼러》등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해 영화화시킨 이 분야의 베테랑이지만 이번 결과물은 그리 좋지 못하다.

영화 말미에는 ‘고 윈드랜드 스미스 라이스(Windland smith rice)’에게 헌정했다는 메시지가 나오는데 윈드랜드 스미스 라이스는 미국의 저명한 자연 사진가로 2005년에 ‘롱큐티증후군(Long QT syndrome)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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