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아가씨의 귀여운 모험담” 제인 오스틴 시즌 2 : 노생거 사원

Northanger Abbey (2007)
84 min|Drama, Romance|20 Jan 2008
7.3Rating: 7.3 / 10 from 13,490 usersMetascore: N/A
A young woman's penchant for sensational Gothic novels leads to misunderstandings in the matters of the heart.
스포일러
시골 목사의 딸로 태어나 여느 소녀들과는 다른 천방지축 어린 시절을 보낸 캐서린 몰랜드(펠리시티 존스)는 십대가 되면서 차츰 예뻐지고 책에 빠져 낭만적인 공상을 즐긴다.

이웃에 사는 부유한 앨런 부부는 캐서린이 한 번도 사교계에 나가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사교계의 중심인 바스로의 여행에 데려가기로 한다. 캐서린은 부푼 가슴을 안고 바스의 무도회에 참석하나 아는 사람이 없어 지루함을 느끼던 차에 헨리 틸니(JJ 필드) 라는 청년을 만나게 되고 그의 잘생긴 외모와 재치 넘치는 말솜씨에 반하는데 앨런씨는 그가 부유한 틸니 장군의 둘째 아들로 목사라는 것을 알려준다.

한편 캐서린과 산책에 나선 앨런 부인은 과거 여학교 시절 친하게 지냈던 소프 부인을 만나고 캐서린은 소프 부인의 아들 존과 자신의 오빠 제임스가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장녀 이사벨라(캐리 몰리건)와 쉽게 친구가 된다.

캐서린은 바스에서 헨리를 찾아 헤매지만 그와 쉽게 재회하지 못해 속상해 하다가 무도회에서 헨리의 아버지 틸니 장군과 여동생 엘레노아를 소개 받고 기분이 풀린다. 캐서린은 다정다감한 성품의 엘레노아에게 크게 호감을 느끼고 헨리와 셋이서 산책을 갈 계획을 세우나 존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마침내 두 남매와 산책을 한 후 틸리 남매에게 한층 강한 애정을 갖게 된다.

이사벨라는 캐서린의 오빠 제임스와 약혼을 하고 존은 이것을 빌미로 주변에 자신 역시 캐서린과 거의 약혼 단계라는 암시를 풍겨 캐서린의 분노를 산다. 캐서린의 남다른 호의를 보이던 틸니 장군은 저택인 ‘노생거 사원’으로 그녀를 초대하고 평소 틸니 장군의 부인의 죽음을 둘러싼 소문을 들은 캐서린은 한층 기대에 부푼다.

제인 오스틴의 동명의 소설 《노생거 사원》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TV용 영화로 영국의 ITV에서 방영한 ‘제인 오스틴 시즌(The Jane Austen Season)’ 중 일부이다.

‘제인 오스틴 시즌’은 한동안 영상화 되지 않았던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을 유명 극작가들이 새롭게 각색하고 신예 배우들을 기용해 만든 야심찬 기획 물로 2007년 3월 18일에 ‘맨스필드 파크(Mansfield Park)’ 3월 25일에 ‘노생거 사원’ 4월 1일에 ‘설득’ 순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9시에 ITV를 통해 현지 방송 되었으며 4월 6일에는 1996년에 방영됐던 케이트 베킨세일 주연의 TV용 영화 ‘엠마’를 재방송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국내에는 EBS  ‘세계 명작 드라마’ 코너를 통해서 2부씩 나눠져 9월 12~13일에는 ‘엠마’, 9월 19~20일에는 ‘노생거 사원’, 9월 26~27일에는 ‘맨스필드 파크’, 10월 3~4일에는 ‘설득’ 순으로 방송 된다. (다만, EBS 방영 분은 더빙판이다.) ‘제인 오스틴 시즌‘은 2008년 2월에 미국 PBS의 명작극장(Masterpiece Theatre)에서도 방영될 예정이다.

원작이 되는 ‘노생거 사원’은 제인 오스틴의 습작기인 1798년에 처음 쓰여진 소설로 1803년에 런던의 서적상인 크로스비 앤 코(Crosbie & Co.)에 10파운드에 팔렸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출판이 계속 미뤄져 10년 후에 제인 오스틴이 권리는 재구입해 개작한 후 사후인 1817년에 오빠 헨리 오스틴에 의해 출판 된 작품이다.

제인 오스틴은 흔히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합리적 이성적 사고를 중시하는 마지막 신고전주의자로 소녀 시절에는 특히나 당대 유행하던 고딕 소설의 감상주의와 비현실적인 설정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노생거 사원’은 이런 작가의 생각이 십분 반영된 ‘고딕 풍자 소설’로 줄거리는 고딕 소설에 푹 빠져 모든 것에서 위험과 음모를 꿈꾸던 순진한 소녀 캐서린이 지나친 상상력 때문에 곤란을 겪은 뒤 성장하는 것을 주요 줄거리로 삼고 있다.

여러 커플의 사례를 통해서 오스틴의 주요 테마 인 낭만적 결혼과 조건적 결혼 사이의 갈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며 뛰어난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등장 인물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세밀한 사교계에 대한 묘사도 빠지지 않는다.

BBC판 ‘오만과 편견’ 시리즈와 ‘엠마’로 명실상부한 스타 작가가 된 앤드루 데이비스가 각색을 맡게 되면서 고딕 소설에 대한 풍자적인 내용이 대폭 축소하고 오히려 원작에는 없던 고딕 소설적인 면모 – 음모나 살인에 대한 암시 등을 살리고 서브 텍스트에 불과했던 캐서린의 상상력과 로맨스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순진한 소녀의 귀여운 모험담으로 탈바꿈 됐다.

감독인 존 존스는 엠마의 상상력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각본가 앤드루 데이비스는 과거 ‘엠마’에서도 동일한 기법을 쓴 적이 있다.) 화려한 색채로 화면을 담아내 극에 한층 더 동화 같은 분위기를 살렸다. 여기에 대해서는 호불 호가 갈리겠으나 제인 오스틴 정전주의자 들은 원본에 대한 충실성이 한층 아쉬워지고(고딕 풍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유명한 ‘소설에 대한 옹호’ 를 비롯한 주옥 같은 대사들이 모두 잘려나갔음을 물론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원작의 인지도로 이 작품을 미쳐 읽어보지 못한 시청자들에게는 현대의 반전 드라마에 비하면 떨어지는 극의 밀도 때문에 불만스러울 수 있는 선택이 아닌가 싶다.

소설과 TV판의 엔딩도 약간 달라서 소설에서는 헨리와 캐서린이 틸니 장군의 허락을 받지 못해 1년 동안이나 기다리다가 여동생이 작위를 가진 조건 좋은 남자와 결혼 한 뒤 겨우 결혼을 승낙 받는 것으로 매듭지어졌으나(헨리는 캐서린을 열렬히 좋아하지 않았으나 그녀의 마음을 알고 결혼을 결심한다. 또한 캐서린은 결코 가난하지 않아 지참금도 삼천 파운드나 챙겨갔다.) TV판에서는 대단히 낭만적으로 결혼하고 여동생이 그 다음에 결혼하는 것으로 처리 됐다.

캐서린의 상상으로 재현되는 고딕 소설이 궁금할 독자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해당 작품은 당대의 유명 고딕 소설가 앤 레드클리프(Anne Radcliffe)가 1794년에 발표한 ‘유돌포의 비밀(The mysteries of Udolpho)’과 1979년 발표한 ‘이탈리아 사람(The Italian)’ 이다. ‘유돌포의 비밀’은 16세기 부유한 지주인 세인트 애버트의 딸인 에밀리는 고아가 된 뒤 고모인 셰론 부인에게 보내지는데 셰론 부인의 남편인 몬토니는 에밀리을 죽이고 재산을 빼앗을 심산으로 에밀리는 유돌포 성으로 데려간다. 유돌포 성에서는 매일 밤마다 괴이한 사건이 벌어진다. 에밀리는 우여곡절 끝에 재산도 보호하고 연인인 자작의 차남 발란코트와도 맺어진다는 전형적인 고딕 소설의 줄거리다. ‘이탈리아 사람’은 나폴리의 젊은 귀족 청년 빈센티오 디 비발디가 아름다운 아가씨 엘레나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의 아버지를 자처하는 악당 수사 스케도니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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