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더 사랑한다니까 !!’ 애쉬번 공작,1816

‘애쉬번 공작,1816’ 줄리아 퀸

애쉬번 공작,1816
Title: 애쉬번 공작,1816
Original Titles: Splendid(1995)
Genre:
Series:
Series Number: #1
Publisher:
Published: 1995

1816년 보스턴에 사는 에마 던스턴은 결혼 적령기가 되자 좋은 혼처를 잡는 다는 명목으로 런던에 사는 고모댁(워스 백작 부인 캐롤라인)에 보내진다. 결혼 보다는 던스턴 해운의 경영권에 관심이 더 많은 그녀는 런던의 상류 사회가 답답하기만 하고. 에마는 자신의 데뷔 무도회 날 고모의 잔소리를 피할 목적으로 사촌인 아라벨라 블라이던과 함께 하녀 차림을 하고 주방으로 숨어든다.

하녀 복장을 한 채 계란을 사러 나갔던 에마는 마차에 치일 뻔 한 아이를 구해주는데 아이의 외삼촌인 애쉬번 공작 알렉산더는 이 매혹적인 빨강 머리 하녀에게 첫 눈에 반하고 만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에마는 결과적으로 알렉산더를 속인 셈이 되버리고 빨강 머리 하녀를 잊지 못한 알렉산더는 블라이던가의 무도회에 들렸다가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블라이던
  1. Splendid,1995 : 애쉬번 공작,1816(신영미디어)
  2. Dancing at Midnight,1995 : 레이디 블라이던,1816(신영미디어)
  3. Minx,1996 : 윌리엄 던포드,1816(신영미디어)

브리저튼 시리즈로 유명한 줄리아 퀸은 이 작품을 쓰기 전에 두 권의 실루엣 로맨스《Wade Conner’s Revenge》 와《Birthright》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혹평 속에 조용히 잊혀졌다가 그 뒤 장르를 바꿔 도전한 결과물이 《애쉬번 공작,1816》과 《레이디 블라이던,1816》으로《애쉬번 공작,1816》은 줄리아 퀸의 실제적인 데뷔작인셈이다.

당시 줄리아 퀸은 하버드를 졸업하고 콜롬비아 의대와 예일의대의 입학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였지만 자신의 작품을 놓고 출판사들간에 경쟁이 붙었다는 이야기에 크게 고무 돼 블라이던 시리즈의 마지막인 《윌리엄 던포드,1816》를 쓰기 위해 예일의대 진학을 1년간 연기한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남성과 동등한 – 아니 그보다도 나은 – 사업적 수완을 가졌으나 사회적 분위기가 여성의 바깥 일을 용인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에마는 반강제적으로 결혼 시장에 내몰린다.

런던 상류 사회의 영양들과는 다른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를 에마에게 사교계 공인 바람둥이 애쉬번 공작 알렉산더가 접근하는데 으례 로맨스 소설의 남주인공이 그렇하듯 그 역시 자신의 배경만을 보고 접근하는 사교계 레이디들을 모든 원인 제공자로 탓하며 자신의 방종한 사생활을 합리화 시키고 귀족의 의무인 결혼을 회피하는 중이었다.

그가 옆에 있으면「위에서 벌새가 요동쳐 식사도 하지 못 할 것」 같다가도 잠시라도 알렉산더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리움에 목말라하는 에마의 상반된 감정 묘사는 첫 사랑 바이러스 공유자라면 누구나 미소지을 법하다. 하지만, 아무리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자란 에마라도 이중적인 감정 교육의 덫은 피해 가지 못했는지 그녀는 알렉산더와 키스를 한 번 할라치면 자신의 욕망에 죄책감을 느끼고 이것이 과연 레이디로서 적절한 행동인지에 대해서 무수한 자아비판을 가한다.

어느 새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되버린 에마와 알렉산더는 하루라도 더 빨리 결혼하고는 싶은데 상대방의 진심을 알 수 없어 – 그냥 가서 물어 보면 될 것을 – 홀로 방안에서 속만 끓이고 자연스럽게 오해가 쌓인다. 에마는 급기야 나름대로 묘안을 짜내 자신이 먼저 알렉산더에게 청혼을 하는데 알렉산더는 덮어 놓고 에마의 「청혼하게 된 동기」와「결혼하고 싶은 이유」를 동의어로 생각해 또 한 바탕 싸움이 벌어진다.

「누가 더 사랑하는지」를 놓고 펼쳐지는 대결 양상은 「당신이 이렇게 키스를 하는데 멀쩡하게 서 있는게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같은 달콤한 대사와 적절히 뒤섞여 극의 흐름을 주도한다.

줄리아 퀸의 소설 여주인공은 사랑에 빠지면 하나 같이 독립이냐 사랑이냐를 놓고 고민한다. 혹자는 뭘 그렇게 머리 아프게 하나하나 따져가며 사는게 귀찮지 않냐고 반문할 지 모르나 사랑은 곧 결혼으로 이어지고 결혼을 하게 되면 아주 자연스럽게 여성이 한 남성에게 종속되는 가부장적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이 낳은 필연적인 의문일 다름이다.

에마는 알렉산더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던스턴 해운(독립)과 결혼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되는데 고모인 캐롤라인은 그녀에게 이런 씁쓸한 충고를 던진다.「누구보다 스스로 네 운명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고.」 그리고 이 충고에 따라 에마는 당시 여성에게 주어진 운명인 행복한 결혼 생활을 선택하는데 일종의 커리어 우먼의 삶을 살았던 에마에게 고이 모셔진 장식품 같은 상태가 그리 달가울 리가 없다.

자기 일에만 바쁜 남편의 무관심과 일상의 지루함이 더해져 집을 박차고 나선 그녀는 나름대로 할 일을 찾아 나서지만, – 그녀가 집을 박차고 나선 이유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남편의 애정을 끌어내기 위함인지 아니면 인형 같은 삶 때문인지 불분명해 작가가 이 에피소드를 넣은 의도가 매우 모호하다. – 이 마져도 행복한 결혼 공식에 따라 붙는 갑작스런 임신과 함께 미뤄진다.

이제 아이 키우는 즐거움에 빠진 에마는 남편과 함께 웃으며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만, 현대의 커리어 우먼들이 전업 주부가 되는 한 편의 우화가 연상 돼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다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올바른 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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