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유생 김낭자의 파란만장한 나날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정은궐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Title: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Author:
Series:
Series Number: #1
Publisher:
Published: 2007
Time:

조선 정조 시절 몰락한 양반가의 과년한 처자 김윤희는 병약한 남동생 윤식 대신 남장하고 책을 필사 하는 일을 해 집안 생계를 꾸려간다. 그녀는 좀 더 돈이 되는 대리 시험일을 따내기 위한 수순으로 과거를 보기로 하는데 과거장에서 조선 최고의 신랑감으로 칭송이 자자한 좌의정 대감의 아들 이선준의 도움을 받는다. 불운인지 천운인지 첫 과거에서 진사 시험에 합격한 것도 모자라 왕의 눈에 들어 선준과 함께 성균관 수학을 명 받는 윤희는 금녀인 성균관에서 선준과 한 방을 쓰게 된다. 그녀는 선준에게 첫사랑을 느끼지만 선준에게 그는 윤수 일 뿐. 선준 역시 윤희에게 우정 이상의 남다른 감정을 느끼고 혼란에 빠진다.

굳이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주어 섬기지 않아도 여성이 남장을 하고 금녀의 구역에 잠입 해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남자만 입학 할 수 있는 학교에 남장을 하고 들어가는 역사극으로는 서극 감독의 1995년 작 《양축》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마디로 진부하다. 하지만 작가는 이 흔하디 흔한 이야기를 성균관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전혀 낯설지도 않고, 너무 뻔하지도 않은 지점에서 되살려 낸다.

남장여인 김윤희와 그녀의 정체를 모르는 이선준 사이에 벌어지는 동성애와 이성애의 줄타기를 기본으로 성균관 유생들이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자는지 뭘 배우지 같은 기본 생활부터 현대판 신고식인 신래침학, 보궐입학생을 뜻하는 하재생, 학생회의인 재회, 운동회 격인 장치기 놀이대회 등 교과서 속의 낡은 명사였던 성균관을 생생하게 살려내 성균관 유생들의 파란만장 한 나날들을 훔쳐보는 재미가 타인의 인스타그램 훔쳐 보기에 견줄 바가 아니다.

개성만점의 다양한 캐릭터 또한 장점인데 윤희, 선준과 함께 ‘성균관 잘금 4인 방’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두 명의 인물 – 거친 행동으로 미친 말이라 불리는 걸오 문재신, 벼슬을 해야 소실을 얻을 수 있는 법 때문에 성균관에 들어온 주색잡기의 대가 여림 구용하가 주는 캐릭터의 매력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할 뿐만 아니라 1편이 이제 막 마무리 된 시점에서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끝까지 몰아붙이는 힘의 부족이다. 윤희가 남색 혐의로 추문에 휩싸이는 일과 선준이 홍벽서(실정을 비판하는 글을 몰래 벽에 써 붙이는 것) 사건의 당사자로 몰려 관아에 끌려가는 사건은 결정적인 위기 상황인데 반해 일련의 갈등 해소 과정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순리대로 진행된다.

로맨스 소설 독자라면 누구나 갈등이 잘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작가는 좀 더 긴장감 있게 극을 구성해 몰입 도를 최고조로 올려놓아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또 다른 존재인 홍벽서의 정체가 초반부에 쉽게 드러나 흥미가 반감됐으며 노론과 소론간에 세력 싸움으로 번지는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성균관 유생들이 힘을 합쳐 선준을 구해내는 과정은 너무 느슨하다.

윤희-선준과 묘한 4각관 계를 이뤘던 기생 초선과 대사헌의 딸 효은이 별다른 갈등 요소를 제공하지 못하고 사라진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악인으로 너무 쉽게 갈등 상황을 남발해도 문제지만 나쁜 사람이 아무도 없는 로맨스 드라마는 싱겁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성균관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사건과 상황의 흐름에 절묘하게 끌어들여 한국식 로맨스 서사로 재탄생 시켰다는 점에서는 누구도 의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content_block id=2364 slug=%ec%b9%b4%ed%94%bc%eb%9d%bc%ec%9d%b4%ed%8a%b8]

추천 쿠팡 링크 : Falling in Beauty 가을뷰티 트렌드 (~9/23)

추천 쿠팡 링크 : 추석 Big 세일 (-9/22)

*이 링크는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 Copyright ⓒ 로맨시안. 모든 콘텐츠의 동의없는 수정 및 무단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