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영화의 A부터 Z까지 충실한 영화” 사랑에 빠지는 특별한 법칙

Laws of Attraction (2004)
90 min|Comedy, Romance|30 Apr 2004
5.9Rating: 5.9 / 10 from 21,960 usersMetascore: 38
Amidst a sea of litigation, two New York City divorce lawyers find love.

현대 사회에서는 이혼도 살인만큼 매력적인 소재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나가서 가판대 위에 타블로이드 신문들을 보라. 피로 얼룩진 – 어떻게 하면 더 독자들이 피의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할지 고뇌한 흔적이 역력한 – 사회면을 넘고 연예면에 들어서면 온통 유명인들의 러브 스토리와 이에 못지 않은 이혼 기사가 넘친다.

염문으로 얼룩진 이혼 내막을 살짝 지나치면 이제부터는 재산이 누가 누구에게 갈 것인가를 놓고 화끈한 본 게임이 시작된다. 2라운드는 말 그대로 설전(舌戰)이다. 잽싼 매처럼 날아서 상대방을 약점을 움켜 쥐고 숨통을 조여 재산을 토해 내게 만들어 내는 날카로운 기술을 자랑하는 이혼 변호사들이 빠질 수 없다.

유명 인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단 15분이면 충분하다. 스타 부부 옆에 찰싹 달라 붙어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시하는 이혼 전문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치부를 까발려 재산을 솜씨 좋게 약탈해 낸 변호사에게는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스타 못지 않은 명사의 한 자리를 차지 하기 마련이다.

뉴욕 최고의 이혼 전문 변호사 오드리 우즈(줄리안 무어).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감 넘치고 이지적이며 냉철해 보이기까지 하나 속은 순 덜렁이에 불안한 심리를 달래기 위해서 달콤한 정크 푸드에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그리고 그와 상극인 다니엘 래퍼티(피어스 브로스넌)는 지극히 허술해 보이나 바늘 하나 찔러 넣을 수 없을 정도로 틈을 보이지 않는 숨은 고수이다.

미국식 성(Sex) 대결 로맨틱 코미디의 바로미터인 히로인과 히어로가 등장해서 일까, 그들이 만들어 내는 로맨스도 지극히 표준적이다. 상대를 미처 알지 못하기 전의 흔하디 흔한 탐색전을 거쳐서 가벼운 펀치를 한 두 번 먹이다가 거물급 락 스타와 디자이너 커플의 이혼이라는 대어를 한 쪽씩 잡고 이번에야 말로 상대를 때려 눕이겠다는 기세로 달려든다.

오드리와 다니엘은 의뢰인 커플이 절대 상대방에게 못 주겠다고 선언한 아일랜드의 고성을 조사하기 위해서 각기 아일랜드로 향했다가 술김에 한 침대를 쓴 것도 모자라 결혼까지 했다는 사실을 숙취와 함께 알아차린다.

뉴욕에 다시 돌아온 두 사람은 울며겨자 먹기로 신문에 앙숙 변호사 결혼이라는 표제가 실리게 되면서 이제는 가짜 부부 행세를 하기 위해 편의상 동거를 시작한다. 의뭉스럽기 그지 없는 다니엘이 털을 바짝 세우고 있는 오드리에 경계심을 서서히 풀어갈 쯤 락 스타의 이혼 재판이 절정에 다다르고 이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의 사이에도 이상 기류가 흐른다.

깐깐한 덜렁이를 연기하는 줄리안 무어나 적당히 치고 빠지길 하는 잘하는 의뭉스러운 바람둥이역을 – 레밍턴 스틸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듯한 – 맡은 피어스 브러스넌에 대해서는 세상이 인정하는 명배우들이니 흠잡고 싶지 않지만, 이 예상치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지루한 로맨스 스토리 라인은 배우들이 과연 무엇에 끌려 계약서를 찍어나 싶을 정도다.

마치 서점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로맨스 소설 A부터 Z까지》라는 책을 참고하여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든다. 무엇보다 화려한 미사 여구로 포장한 선문답 같은 이야기를 늘어 놓는 다니엘의 말을 듣고 몇 명이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데이트 무비의 마지막 보루 또는 아무런 약속도 없는 주말, 혹은 늦은 밤 너무나 고독에 겨워 해피 엔딩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끝을 보기 전 잠들어 버릴 만한 지루한 로맨스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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