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의 숲에서 길을 잃은 로맨스” 영화 365일(2020)

"에로의 숲에서 길을 잃은 로맨스" 영화 365일(2020) 1

넷플릭스 365일

영화 속 여주인공 라우라는 친구 올가에게 이렇게 말한다. “원하는 건 언제든 갖을 수 있는 수컷 우두머리가 널 보살펴주고 지켜봐준다고 상상해봐 함깨 있으면 소녀가 되는 느낌이 들고 모든 성적 판타지도 실행시켜줘”

기우였다. 프랑스 페미니스트 단체가 시위를 하고 유력 미디어 인사들이 넷플릭스에 항의 서한을 보냈으며 납치,강간 미화라는 악평이 자자해서 얼마나 문제작일까 하고 봤는데 만듦새가 너무 조악해 환상에 빠질 틈이 없다. 넷플릭스의 ‘365일’ 말이다.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시칠리아의 마피아 보스 마시모가 환상 속에서만 보던 여자와 똑닮은 라우라를 납치해 1년동안 자신과 사랑에 빠질 기회를 주는 이야기다.

앞서 원작에 대한 리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동명의 원작은 상당 부문 납치,강간,성폭력를 로맨스 판타지로 미화하고 있는 문제작이다. 영화는 이런 원작의 문제점을 상당히 인식하고 있었다.  인간 쓰레기인 남주인공 마시모 캐릭터가 그래도 사랑 받을 만한 구석이 있다는 개연성을 주기 위한 서사를 만들었다.  코카인 거래는 하지만, 여자 그것도 미성년자 인심매매는 하지 않는 선을 지키는 쓰레기다. 모든 걸 자기 뜻대로 해야 하는 남자라 개인 비행기 여성 승무원에게 강제로 구강 성교를 시키지만 영화에서는 굳이 여자 승무원의 나름 만족감에 찬 표정을 클로즈업한다.  부하 조직원을 고문하고 살해하나, 그 놈은 조직의 코카인을 빼돌리고 금지된 여자 장사를 한 죽어 마땅한 놈이다.  최강의 마초남은 급기야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 다른 마피아 보스에게 총까지 쏘는 순정남이 된다.

넷플릭스 영화 365일

넷플릭스 영화 365일

납치됐다 정신을 차린 라우라에게 마시모는 그녀가 언젠가 내 여자가 될거라는 확신을 가졌다며 1년 동안 자신과 사랑에 빠질 시간을 줄테니 그 후에는 자유롭게 떠나도 좋다고 한다. 21세기판  ‘미녀와 야수’  역할극이라도 하나 싶지만, 민담 속 야수와 달리 마시모가  여주인공 뜻대로 아무것도 안하지는 않는다.  라우라는 마시모에게 나름 격렬한 저항을 하는데 그럴때마다  동의하지 않는 성추행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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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65일 넷플릭스

이 영화에서 가장 우려한 되는 것은 모든게 피해자인 라우라가 원흉이라는 식의 전개 방식이다. 라우라는 피해자이나 그녀가 피해자의 위치에서는 로맨스가 성립되지 않으니 마시모는 가해자가 아닌 라우라의 목숨을 위협하는 적대 세력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하는 구원자가 된다. 라우라가 마시모에게 성관계를 허락한것도 그가 물 속에 빠진 그녀를 구해준 이후다. 상대 마피아가 라우라를 죽이려 하는 이유는 마시모가 라우라를 희롱한 상대편 보스에게 총을 쐈기 때문인데 애초에 마시모가 라우라를 결박하고 그 앞에서 매춘부와 구강 성교를 하는 식으로 그녀를 모욕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라우라는 마시모가 권력으로 제압한 다른 여성들처럼 그에게 구강 성교를 해주고 사랑을 고백한다.

영화에는 하드코어 포르노에서 볼 법한 거친 성행위가 주를 이루며 드론샷까지 동원해 최대한 다양한 그림을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주요 관객인 여성을 고려한 것인지 여주인공보다 미켈레 모로네의 가슴이 더 많이 나온다. 국내 넷플릭스에서는 공개 시 두번이나 심의에 반려됐고  결국 주요 부문을 블러 처리했다.  섹스신을 제외하면 고급 쇼핑몰 PPL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명품 쇼핑 장면이 줄을 잇는다.  작가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영화도 비슷하다.

미켈레 모로네의 가슴, 섹스와 쇼핑을 빼면 영화에 남는게 없다. 연출이 너무 허술해 – 원작부터 그렇다- 적대 마피아 세력의 위협이 가해지는 긴박한 장면이 우리네 일일드라마보다 못하다. 뭔가 일어날것처럼 분위기만 조성해 영화가 끝날때까지 줄거리를 파악하느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영화는 폴란드 내에서만 900만달러의 흥행 수익을 냈고 넷플릭스에 공개 돼 전체 영상물 중 최장기간 1위 순위에서 ‘퀸스갬빗’에 이어 2위를 하고 있을 정도로 메가히트를 했다. 당연히 2,3편의 후속작 제작이 결정됐는데 코로나 때문에 잠시 촬영이 연기됐다.

이 영화의 최대 수혜자는 남주인공 미켈레 모레네다. 그의 연기는 빈말로도 칭찬하지 어렵지만, 이 영화 한편으로 무명 배우에서 세계적인 섹스심벌에 올랐다. 모델,배우,가수를 겸업하고 있어 영화의 삽입곡 중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Hard For Me’,’Feel it’은 그의 목소리다.  1990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지만 이미 한 번 결혼해 두 아이이 아빠이며 영화가 흥행한 뒤 8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냈다. 이혼 이 전부터 20살 연상의 여성과 두 번의 스캔들을 낸 적 있으며 이혼 직전에도 발레리나 출신의 여성과 스캔들이 터져 순정남 마시모와는 다르다며 실망한 여성 팬이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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