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해진 원작의 감흥” 냉정과 열정 사이

"밋밋해진 원작의 감흥" 냉정과 열정 사이 1
Reisei to jônetsu no aida (2001)
125 min|Romance|10 Nov 2001
6.6Rating: 6.6 / 10 from 399 usersMetascore: N/A
A man is studying abroad in Italy, and while he does well, he yearns for his true love. After promising to meet her in Florence, they reconnect after not seeing one another for 10 years.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고미술복원사로 일하는 아가타 준세이(타케노우치 유타카)의 마음에는 20살 무렵 열정적으로 사랑했으나 이제는 헤어진지 오래된 옛 연인 아오이(진혜림)가 있다. 아오이와 한「피렌체에 있는 두오모는 연인들의 성지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곳. 서른 번 째 생일날, 나와 함께 거기 가줄 거지?」라는 약속을 잊지 못하는 준세이는 친구 다카시로부터 아오이의 소식을 듣고 그녀를 찾아간다. 하지만, 미국인 마빈(마이클 윙)과 행복한 생활을 하는 듯 보이는 아오이에 실망한 준세이는 쓸쓸히 발걸음을 옮긴다. 준세이는 예전 아오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많은 로맨스 작가들의 인터뷰에는 의례「가장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표현 방법만 다른 뿐 두 장르 모두 낭만적 정서를 다룬다는데서 공통점을 찾기 쉬운 것 같지만 예상외로 이 질문에 대한 작가들의 대답은 냉정하게 「없다」가 다수를 차지한다. 아마도 누구보다 로맨스에 대한 강한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 입장에서는 감독과 각본가의 눈을 거쳐서 나온 영화 속 로맨스가 영 마뜩찮게 느껴지기도 하겠다.

영화 이야기는 하지 않고 난데없이 로맨스 작가들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冷靜と情熱のあいだ 》는 동명의 소설 – 일본의 유명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1997년 6월부터 월간 카도카와(月刊カドカワ)에 각 남녀 주인공의 시점으로 1장씩 번갈아 가는 특이한 공동 집필 방식으로 창작된 소설은 1999년에《냉정과 열정사이 Rosso》와 《냉정과 열정사이 Blu》두 편으로 묶여 일본에서 70만권이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했고 2000년에 번역된 국내판 역시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았다. – 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기 때문이다.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아오이와 준세이의 시점으로 풀어간 상호 보완적 관계의 원작이 주는 큰 매력중 하나는 강한 감정 이입 작용과 두 남녀의 관계를 자의적으로 다양하게 해석 가능한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두 남녀의 시점으로 한 사건을 바라보는 소설과 달리 영화는 준세이의 입장에서 진행된다. 담담한 일상에 대한 반복만 계속하는 아오이와 달리 일본을 떠나 피렌체에서 고미술복원사(과거를 복원할 수 있는 의미심장한 직업)로 일하며 다양한 인간 관계를 체험하는 준세이의 삶이 영화로 만들기에는 더 수월했을터였다.

하지만, 물이 가득 담긴 컵의 표면장력처럼 고요한 아이오의 삶 없이 준세이의 시선속에 갖힌 아오이를 기반으로 한 준세이의 감정의 파장은 그 파급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원작속의 세심한 인간 관계와 캐릭터 설정은 적당히 희화화되거나 잘려 나갔다. 서로에 대한 감정 표현을 극도로 아껴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던 아오이와 준세이가 영화속에서는 여느 통속 소설속 주인공처럼 너무도 쉽게 감정을 표현해 아쉬움을 더했다.

원작과 분리해 생각해보면 미즈하시 후미에(水橋文美江)가 창조해낸 각본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영화「첨밀밀」를 연상시키는 가까운 거리를 두고 서로를 알아채지 못하는 엇갈림의 연속 같은 다양한 로맨스 요소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평균적으로 예쁜 영화라는 생각은 들게 한다. 피렌체와 밀라노에서 90%가량을 찍어다는 영화 속 배경도 예쁘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아이리쉬 전통의 엔야의 음악이 사용되어 어리둥절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공방과 어우려져 묘하게 옛스런 이미지를 증폭시킨다.

음악/요시마타 료
동명의 사운드 트랙《 冷靜と情熱のあいだ (냉정과 열정사이) 》외에도 영화속에 사용된 엔야의 히트곡들을 모은《冷靜と情熱のあいだ テ-マ曲集》가 발매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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