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말괄량이에 낚이다’ 가을날에 생긴 일

‘가을날에 생긴 일’ 리사 클페이파스

가을날에 생긴 일
Title: 가을날에 생긴 일
Original Titles: It Happened One Autumn(2005)
Genre:
Series:
Series Number: #2
Publisher:
Published: 2005

가난한 말단 귀족 아가씨 애너벨 페이튼을 신흥 부자인 사이먼 헌트와 성공적으로 짝지어주고 한층 의기양양해진 월플라워 멤버들은 사이먼 헌트의 친구이자 명망 있는 귀족인 웨스트클리프 백작 마커스를 연줄로 삼아 사교계 중심부로의 도약을 꿈꾼다. 하지만, 마커스는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보먼 자매 – 특히 계속해서 자신의 신경을 자극하는 릴리언에게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하고 릴리언 역시 딱딱한 귀족인 그를 면전에 대놓고 조롱한다. 마커스의 친구이자 런던 사교계의 바람둥이인 세인트빈센트경 세바스찬이 릴리언에게 관심을 표하면서 예상치 못한 삼각 관계가 형성된다.

Awards

  • 2006년 Rita Award Short Historical Romance 부문 파이널리스트
월플라워(Wallflowers)
  1. Again the Magic,2004
  2. Secrets of a Summer Night, 2004: 여름밤의 비밀(라임북스)
  3. It Happened One Autumn, 2005 : 가을날에 생긴 일(라임북스)
  4. Devil in winter, 2006 : 겨울을 닮은 악마(라임북스)
  5. Scandal in spring, 2006 : 봄빛 스캔들(라임북스)
  6. A Wallflower Christmas,2008

각자 나름의 결격 사유가 있어 시집 못간 처녀들이 자신들의 신랑감을 직접 찾아 나서는 소동을 다룬 “월플라워” 시리즈의 2번째 에피소드이다.  미국 역사 로맨스 – 정확히 리젠시 로맨스를 제외한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정통’ 히스토리컬 로맨스에서 더 이상 나올 이야기가 있을까? 1920년대 조제트 헤이어가 창시한 모든 로맨스의 어머니 격인’ 리젠시 로맨스’는 이미 2006년도에 주요 로맨스 소설 출판사가 출판에서 손을 떼 사망을 선고 받았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히스토리컬 로맨스는 1980년대 주드 데브루, 주디스 맥노트, 줄리 가우드가 완성형을 만든 직후 로맨스는 곧 히스토리컬 로맨스란 등식을 성립시킬 만큼 90년대를 장악했다. 하지만 90년대 말부터 정체 징후를 보이더니 작가들이 하나 둘 이탈, 지금은 정통 히스토리컬 로맨스만 다뤄서는 더 이상 신선함을 찾기 힘들고 미스터리 역사 로맨스, 로맨틱 스릴러 역사 로맨스, 패러노말 역사 로맨스 등 다른 장르의 피를 수혈해서 근근히 명맥 유지 중인데 리사 클레이파스는 새로운 피 수혈 대신 패션만 빼고 싹 다 바꿔 식으로 19세기 “메리지 앤 더 시티” 월플라워 시리즈를 내놓았고 1권 《여름 밤의 비밀》은 상당히 흥미로운 시도의 결과물이었다.

2권 《가을날에 생긴 일》은 1편만큼 흥미로운 설정은 아니다. 이전에도 신랑감을 찾아 본토로 온 달러공주와 뻣뻣한 영국 귀족의 이야기는 단골 로맨스 소재였고 책의 상당 부분에 그 달러 공주가 말끝마다 영국식 낡은 가치 대신 진보적인 미국식 가치의 우월성을 늘어 놓는 것에 할애한 것도 비(非) 미국인 독자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 않다.

원래 리사 클레이파스는 역사 로맨스 중에서도 슈가 러쉬 계열의 다시 말해 달콤함으로 중독시키는 작가다. 그녀에게서 독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제인 오스틴 식의 재치 넘치는 대사나 아이러니가 아니다. 두 명의 멋진 남녀가 만나서 끝내주는 연애(와 정사)를 하길 바랄 뿐이다. 리사 클레이파스가 제인 오스틴이 아니듯 릴리언은 결코 엘리자베스 베넷이나 엠마가 될 수 없다.

비판이 아닌 일방적 매도는 불쾌감을 자아낼 뿐이며 영국식 예의는 보수적이고 케케묵었다며 무시하는 것은 인간적으로도 성숙하지 못했다. (본토 영국인에 대해서 콤플렉스가 있는 미국이라면 예외 겠지만 말이다.) 실용성 측면에서(혹은 미국인의 관점에서) 까다로운 예법과 끔찍한 영국 음식, 덮어 놓고 미국인을 무시는 영국인들이 모두 그녀의 비판 대상이다. 극 중에서 릴리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왜 우리는 귀족이랑 결혼해서 당장이라도 폭삭 주저 앉을 것 같은 큰집에서 질척거리는 영국 음식을 먹고 우리를 절대 존경하지 않을 하인들에게 명령을 내리려고 기를 쓰고 살아야 하지?” 이 문장은 미국 로맨스 작가들이 처한 모순적인 상황을 적절히 말해준다.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보먼 자매의 위치가 결코 비판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보먼 자매는 신분상 미국의 신흥 부자다. 하지만 미국에는 이미 초기 이민자 집단으로 구성 된 뉴욕의 ‘미국 귀족(이 또한 얼마나 모순적인 단어인가?)’층이 형성돼 있었고 이들은 자신만의 계층을 형성해 후기 신흥 부자 일명 졸부들을 배척했다. 졸부들은 미국 귀족에 맞서고 그 집단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권으로 본토인 영국으로 가 족보 쇼핑에 나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인들의 신분제를 비판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다. 릴리언은 마커스가 하인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며 대단히 분개하는데 그 당시 미국 귀족들도 하인은 벌레처럼 취급했다. 인간 사는 곳은 어느 곳이나 비슷하다.

자신들을 결코 환영하지 않는 영국 문화에 대해 길고 긴 불만을 털어놓고 나면 남는 것은 성(性)에 대한 수다다. 여주인공들은 성에 대해서 기존에 수동적인 태도를 버리고 로맨스와 무관하게 성을 소비한다. 대화만 놓고 보면 그녀들이 19세기 영국에 있는지 20세기 뉴욕에 있는지 헷갈릴 정도. “나한테 입맞췄어.” “한 번만, 아니면 한 번 이상?”

릴리언이 만든 향수에 최음제 기능이 있다고 하자 모든 월플라워들은 자청해서 향수를 바르고 시험에 나서며 릴리언은 마커스를 노골적으로 유혹한다. 여주인공들은 으레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삼각 관계에 엮였지만 릴리언은 세인트빈센트경과 키스도 하며 은밀한 접촉도 즐긴다. (역사 로맨스에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 외의 남성과 성적인 접촉이 있다는 것은 이전에는 감히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릴리언은 마커스가 백작 부인을 후원자로 붙여주지 않으면 자신에게 키스한 사실을 공표하겠다며 협박에도 나서 뜻을 관철시킨다. 순결을 잃었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정부가 되거나 정략 결혼을 하던 이야기는 이제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과거가 돼버린 것이다. 그녀는 술을 마시고 망가져서 마커스에게 자신이 나서서 직접 입을 맞추기까지 한다. 미국 로맨스작가협회도 이런 점을 높이 샀는지 2006년 리타 어워드 숏 히스토리컬 로맨스 부문에 최종 후보작으로 올렸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문제는 역사 로맨스의 불변의 공식인 성=사랑=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완결된 서사를 위해서 지금까지 비판의 대상이었던 기존 제도(영국식 관습)와 어떤 식으로든 화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마커스의 어머니인 웨스트클리프 백작 부인으로 보수적인 영국식 가치의 상징 같은 그녀는 소설에서 화해를 위한 일종의 완충 역이다. 악의 축인 그녀만 제거하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뻣뻣한 영국 귀족 마커스가 “점잔은 엿이나 먹으라지”를 외치며 스코트랜드식 즉석 결혼을 감행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역사 로맨스 실현이라고 믿는 그 얄팍함이라니. 로맨스 소설 한 권을 놓고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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